▲ 최형근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지역 발전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돈이 없어도 획기적인 지역발전 아이디어는 도출할 수 있다. 구성원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총체적인 협력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재원(財源)의 뒷받침이 없다면 단순한 논의(論議)나 담론(談論)으로 끝난다. 이러한 점에서 SK하이닉스가 이천시에 내는 세금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2012년 9조원의 부채를 가진 부실 덩어리 하이닉스 반도체를 SK그룹에서 3조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인수를 한다. 이후 반도체 호황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017년 한해 영업이익 10조 원이 예상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 덩달아 SK하이닉스가 이천시에 내는 세금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준다.

2013년 183억 원, 2014년 231억 원, 2015년 880억 원, 2016년 1,035억 원에 이른다. 2016년 1,035억 원의 세금에서 일등공신은 법인지방소득세(751억 원)이다. 그 외 종업원지방소득세(177억 원), 주민세(70억 원), 재산세(37억 원)이다.

현재의 반도체 경기가 최소 5년간 이어진다면 세금수입은 5년간 5천억 원이 된다. 5천억 원의 재정여유는 이를 종자돈으로 2조 원 이상의 국, 도비를 끌어 올 수 있다.

이것은 지역에서 내는 세금구조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체 세금 중에서 국세, 도세, 시세의 비율이 대체로 76:14:10 이다. 즉 이천에서 내는 세금의 90%는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가지고 간다.

이 돈으로 중앙정부는 국방, 외교 또는 국가적 인프라에 투입하고 경기도는 도 단위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지만 일정부분은 시에 돌려준다.

실제로 중앙정부는 지역의 특화사업에 정액 또는 정률 보조를 하거나 특별교부세로 지원한다.

경기도는 국비에 매칭해서 지원하거나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지원한다.

지역발전이 확실한 「그랜드플랜」을 가지고 중앙정부와 경기도를 설득한다면 필요한 재원을 중앙정부 50%, 경기도 30%, 이천시 20%로 분담할 수 있는 것이다.

재정투입은 민간투자유발을 전제로 한다. 향후 5년간 2조 5천억 원의 재정을 이천에 투입하면 민간투자유발은 최대 25조 원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25조 원의 투자가 이루어질 때 이천 발전은 예상을 뛰어넘어 “기대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물들어 올 때 노 저어라”는 속담이 있다. “물실호기(勿失好機)”라고도 했다.

반도체경기가 호황이고 SK하이닉스에서 예상치 못한 세금이 들어올 때 이천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시민과 함께 「이천 발전 그랜드플랜」을 만들고 중앙정부와 경기도를 설득하여 각종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은 지역 정치인이 할 일이다.

그러나 능력 있는 정치인, 진정한 리더를 선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민이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