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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해지고 싶어? 그럼 많이 먹어!

이천저널l승인2017.02.01l수정2017.0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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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석
내과 전문의
한결내과 원장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점정 뚱뚱해지는 세계를 향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20세기 후반부터 비만이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은 물론 유방암과 대장암등 각종 암의 위험인자이며 퇴행성관절염이나 척추질환 같은 근골격계 질환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국가차원에서 비만캠페인을 벌였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우리나라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만19세 이상 성인 중 비만 유병률이 32.8%로 성인 3명중 1명은 비만에 해당되어 서구에 못지않은 비만 유병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와중에 2011년 6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체중감소 다이어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4만 명에서 12만 명 이상의 대상군을 12년에서 최대 20년까지 추적 관찰한 3개의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NHS, NHS II, HPFS)를 종합하여 분석한 논문(Changes in Diet and Lifestyle and Long-Term weight gain in Women and Men)이 발표됐다.

흰쌀이나 밀가루 같은 정제 탄수화물, 인위적으로 단맛을 가미한음식,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베이컨·소시지· 햄 같은 가공 육류, 그리고 감자 등을 먹으면 살이 찌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 현미나 보리 같은 미정제 곡물, 견과류, 요거트, 어류나 닭고기 같은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기존의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도 있었지만, 새로운 결과도 있었는데, 그중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우유나 저지방 우유, 그리고 무지방 우유 모두 상관없이 체중변화에 영향이 없다고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심지어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는 일반 우유를 먹는 그룹이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먹는 그룹에 비해서 비만이 될 위험성이 낮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이 연구결과들은 칼로리 높은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고 칼로리 낮은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질 것이라는 기존의 상식에 정면으로 배치가 되는 결과이고, 뱃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해왔던 행위 -오늘 소모한 에너지와 오늘 먹은 음식들의 칼로리를 계산하는 행위-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3월 22일자 ‘Circulation’지에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Dariush Mozaffarian가 윗글의 3가지 전향적 코호트 연구(NHS, NHSII, HPFS)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일반 우유를 먹은 그룹이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를 먹은 그룹에 비해서 당뇨병 발생률이 46%나 낮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Mozaffarian 교수는 2016년 4월4일자 TIME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보통 우유를 먹은 그룹은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먹은 그룹에 비해서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했기 때문에 당뇨를 일으킬 수 있는 단맛이 가미된 음식이나 정제 탄수화물을 더 적게 섭취했을 것이고 이로 인해 당뇨병 발병률이 낮을 수 있다.”

우리는 이 연구결과와 Mozaffarian교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인간은 자기가 소모한 칼로리만큼 먹게끔 프로그램 되어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칼로리 낮은 음식을 먹어도 부족한 칼로리만큼 다른 음식의 칼로리로 보충하기 때문에 살을 빼려고 더 낮은 칼로리의 음식을 찾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낮은 칼로리의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를 먹은 그룹에서 부족한 칼로리를 정제탄수화물이나 단맛이 가미된 음식으로 보충하는 경우에는 체중이 더 증가하거나 당뇨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더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음식들 중 일부 음식(정제 탄수화물, 단맛을 가미한 음식, 붉은 고기, 가공육)들은 ‘맛’이라는 보상을 주어 필요한 칼로리 보다 더 많이 먹게끔 대뇌에 신호를 주는 음식들이 있고, 일부(섬유질, 견과류, 요거트, 어류, 닭고기)는 필요한 칼로리 보다 적게 먹게끔 신호를 주는 음식들이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인류가 문명이 발전하면서 ‘맛’이라는 보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맛을 음식에 더하고 ‘맛’을 감소시키는 섬유질을 인공적으로 제거함으로써 21세기의 비만문제를 심각하게 만들었지만, 우리는 더 이상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에 들어있는 칼로리를 계산할 필요 없이 이 음식이 내 대뇌에 필요이상으로 많이 먹게 신호를 주는 음식인지, 필요보다 적게 먹으라고 신호를 주는 음식인지만 확인해서 먹으면 체중 조절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의 시작을 알려주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무지방 우유, 저지방우유 그리고 일반우유 사이에 단위 무게 당 함유하는 칼로리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칼로리에 대해 대뇌에 중립적인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우유는 지방함유량과는 상관없이 체중변화에 무관한 음식이 되는 것이며, 섬유질은 장에 있는 특정세포를 통하여 Glucagon like peptide를 분비하게 하여 필요 칼로리보다 적게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살 빠지는 음식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지방우유나 저지방 우유를 먹는 경우에는 비록 기존의 우유를 먹은 경우에 비해서 칼로리 섭취는 적지만 부족한 칼로리만큼 더 먹으라는 신호를 받기 때문에 체중이 줄지 않는 다는 것이다.

결국 이제 다이어트로 체중조절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할 필요 없이 음식 자체가 살찌게 만드는 음식인지 살 빠지게 만드는 음식인지만 확인해서 먹으면 자신의 체중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학계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음식 외에 더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우리 몸에 필요한 열량에 대하여 어떤 기전을 통해서 어떤 신호를 주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더 진행되어 보다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게 먹어야 살을 뺄 수 있다’는 말, 그리고 ‘저칼로리 식품을 먹어야 허리둘레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이제는 수없이 많은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계속 실패했다고 말하면서 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에게 “적게 먹으라고 신호를 주는 음식(요거트, 섬유질, 견과류, 흰 살코기)을 많이 먹어라, 그러면 살이 빠질 것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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