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인태

“수학을 포기하는 것은 대입을 포기하는 것이고, 영어를 포기하는 것은 인생의 많은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아야 하고,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영어실력을 키워야 사회 진출 후 많은 도움이 된다.

얼마 전 신문에 ‘서울대, 현 고2부터 수능 빵점과 만점 점수 차 4점뿐’ 이란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와 읽었다.

요즘 학생들은 수능 영어가 쉬워지면서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영어공부를 게을리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많은 생각과 미래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새 수능시험제도는 학생들이 영어를 포기하고 수학, 국어 및 암기 과목에 집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 명문대에 입학하면 문제가 없을까?

며칠 전 신문에는 ‘서울대 학생들이 전공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영어 공부에 매달린다’는 기사를 읽었다. 전공수업은 영어로 강의를 하기 때문에 듣기, 쓰기를 못하면 수업 이해가 불가능하다. 전공수업은 학점을 따야 졸업하는 필수과목이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영어 장벽 앞에 절망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대학 전공과목은 주로 영어로 발행된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기업 입사시험에 영어 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한국 밖을 나가지 않고 사회생활을 하면 영어능력 없이 살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을 더 알차게 살려면 영어와 연관된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 인생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용기가 있는 학생은 영어공부를 포기해도 된다.

만일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필요성을 느껴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면 몇 배 더 어렵고 실패할 확률이 90% 이상이 된다.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사교육비가 늘어나면 가정과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

학원계를 떠나 살면서 느끼는 심각성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수입에서 사교육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적지않아 국가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공교육 수준향상과 선생님의 실력과 교습수준 향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고등학교 운영위원을 하면서 학교 내부를 보면 학생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일단 학교시험이 너무 쉽고 깊은 공부가 필요 없는 단순 암기과목으로 영어가 변질되었다. 시험 전에 출제 예상문제를 가르쳐주고 시험을 치러 학급 평균점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선생님의 출제 특징을 잘 터득하면 고득점을 받아 우등생이 되고 명문대 입학 전형자가 된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간 후에 더 큰 비용이 드는 사교육을 받거나 영어를 포기한다.

영어가 우리의 인생 전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운동선수들도 돈을 많이 벌려면 국제무대로 나가야 한다. 영어를 못하는 프로선수는 실력이 뛰어나도 적응에 실패하고 좋은 실력 발휘가 어렵다.

“영어를 포기하느냐, 마느냐”는 고등학생을 가진 부모들에게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교육정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