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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 미지정과 재판 누락

이천저널l승인2015.11.12l수정2015.11.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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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준 변호사

부부사이 불화가 있어 재판상 이혼청구를 하는 경우 보통 그 청구에는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권자 및 친권행사자를 정해달라는 청구취지를 기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이혼 청구만 청구취지에 기재하고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 지정에 관한 부분을 청구취지에 기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과연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는 누가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부분을 누락한 재판은 어떤 효력이 있는지가 문제된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 대하여 최근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므2397 판결이 있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안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993년 결혼해 두 딸을 사건본인으로 둔 남편 A와 아내 B는 성격 차이 등의 이유로 갈등을 겪다가 2007년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협의 이혼 뒤 자녀 양육 등의 문제로 A와 B는 지속적으로 왕래를 하게 되었고, 협의 이혼 후 5년 만에 다시 사건본인들을 위하여 재결합을 하고 혼인신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재결합 후 1년도 지나지 아니하여 남편 A씨는 “B와의 두 번째 혼인 신고는 미국비자를 받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진정한 혼인 의사가 없었기에 그 혼인은 무효다. 혹여 무효가 아니더라도 B와의 이혼이라도 하게 해달라”면서 B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하지만 A는 자신의 소장에서 미성년 자녀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 지정에 관한 부분은 청구취지에 기재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2심에서는 A의 B에 대한 청구 중 예비적 청구인 이혼 청구를 받아 들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아내 B는 대법원에 이혼청구에 대한 법리 오해와 친권자 및 양육권자 미지정 등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이혼청구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고, 재판상 이혼의 경우 당사자의 청구가 없다하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미성년인 자녀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를 정하여야하며 이를 정하지 아니한 것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재판 누락의 경우 재판이 누락된 부분은 여전히 원심에 소송 계속 중이어서 상고의 대상이 되지 않고 원심에서 추가판결로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를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B의 이 부분에 대한 상고는 각하하였습니다.

이 판결의 요지는 부부 당사자들 사이 재판상 이혼 소송을 하면서 미성년 자녀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 지정에 대한 청구가 없더라도 법원은 이를 직권으로 정해야한다는 것이고 만약 이를 간과한 경우 재판의 누락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민법 제837조 제4항은 “양육에 관한 사항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이에 관하여 결정한다. 이 경우 가정법원은 제3항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43조는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자녀의 양육책임 등에 관하여는 제837조를 준용하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909조 제4항은 “혼인외의 자가 인지된 경우와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협의로 친권자를 정하여야 하고,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친권자를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민법 규정은 협의 이혼 내지 재판상 이혼에 있어 당사자간의 협의 또는 법원의 직권에 의하여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를 정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규정은 부부 당사자보다도 부부 당사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미성년 자녀들의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양육권자 및 친권행사자가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을 허한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보호받아 마땅한 존재인 미성년 자녀들의 복리는 사각지대에 있었기에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현행법과 같이 개정된 것이었습니다.

성인 남녀가 혼인이라는 법률관계를 통해 부부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때론 이혼이라는 법률관계를 통해서 그러한 부부관계를 해소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미성년자들에 대한 책무는 명확히 해야만 하고, 그러한 책무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다면 이는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여 추가판결을 통해 그 책무에 대해 명확히 해야함이 마땅하다고 할 것입니다. 부부의 이혼도 좋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 것은 어린 미성년자녀라고 할 것입니다.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 당사자들의 청구가 없더라도 법원은 민법의 규정에 따라 미성년자녀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 지정을 직권으로 해야하며 이를 간과한 판결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한다고 함이 당연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안에 대한 대법원의 결론에 동의하는 바이며, 추후 부부 당사자들 사이 이혼 소송에 있어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법원의 판단을 기대해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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