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7년 동안 일식요리를 만들어왔지만 자신이 만든 요리에 진정한 일본의 맛과 멋을 담고 싶었던 청년은 무작정 일본으로 떠난다. 말이 통하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통일식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뜻을 적은 종이 한 장을 들고 두 달 동안 200군데가 넘는 곳의 면접도 봤다. 간절한 마음이 기적을 만든 것일까? 설거지로 시작한 일은 손님 앞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내어주는 자리까지 올라갔고 3년이 지난 지금 그 청년은 자신의 고향 이천으로 돌아와 일본요리 전문점의 문을 열었다. 일본요리 전문점 ‘캇포’의 주인장 이재희 셰프의 이야기다.

중리동에 위치한 일식전문점 ‘캇포’는 일본식 음식을 코스요리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전체요리와 국물요리, 참치, 사시미, 조림, 구이, 스테이크, 디저트 등의 구성으로 제철 재료를 사용한 신선한 코스메뉴가 구성되어있는데 손님이 보는 앞에서 음식을 바로바로 만들어 내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이곳의 음식을 맛보면 이재희 사장의 정성과 자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 그의 철학답게 음식 속에 일본의 맛과 멋이 담겨져 있는 느낌이다. 회와 해산물을 찍어먹는 간장부터 ‘캇포’의 요리에 기본 중심이 되는 육수까지 손님의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이재희 사장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오후5시에 문을 열어 밤 12시까지 운영(점심 손님은 예약만 가능)을 하는데 재료손질과 음식준비에만 7~8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일본 요리는 원래 준비하고 만들어지는 과정이 오래 걸립니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찌고 조리고 숙성시키는 등 다양한 조리방법으로 원재료의 맛을 살리고 여기에 여러 재료를 농축해서 만든 소스와 간장으로 감칠맛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재희 사장은 육수를 내는 재료인 가츠오부시와 다시마 등을 직접 일본에서 구입해서 쓸 정도로 일본 본토에서 배운 그대로의 요리를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 또한 일본에서 직접 사가지고 온 것들이 많은데 이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에 있는 재료들도 있지만 품질이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중요한 재료는 일본에서 직구매를 통해 들여옵니다. 그릇 같은 경우는 음식이 ‘혼’이라면 그릇은 그 혼을 담고 있는 ‘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 사두었던 그릇들을 사용하는 것인데 그래야 맛도 살고 멋도 살지 않을 까요?(미소)”

이재희 사장이 이처럼 전통일식의 기본을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이 이전에 대구와 서울에서 일식요리사로 일하면서도 일식은 있지만 그 속에 일본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좋은 조건에서 일하던 직장을 과감하게 접고 일본으로 향한 것인데 일본말도 모르고 단지 한국에서 일식을 요리한 경력만 가지고 시작한 그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무작정 일본으로 날아가 200곳의 면접을 봤는데 소통이 안되니까 모두 거절했어요. 결국 일반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며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주방 안에서 쓰는 용어들을 배워 3개월 만에 다시 면접을 봤죠. 그런데 거기에서도 설거지만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2주 동안 군말 없이 하루에 16~18시간 설거지만 했더니 기회가 찾아 왔어요. 한 번 칼을 잡고 요리를 했더니 그 뒤로 실력을 인정받아 총주방장 옆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오르게 됐어요(웃음)”

일본에서 그것도 외국인이 손님을 직접 대면하고 음식을 내어주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다. 하지만 절실하게 일본의 요리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이재희사장의 간절함과 열정이 통했던 것이다. 이후 많은 것을 배운 이재희 사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캇포’의 문을 열었다.

아직 개업을 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일본전통요리의 맛을 아는 손님들이 찾아와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통일식요리를 선보인다는 목표로 열심히 뛸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다른지역에 직영점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는데 정성이 가득 담긴 일식코스요리를 맛보고 싶은 분들을 만족 시키는 요리로 많은 손님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많은 관심부탁 드립니다”

경기도 이천시 중리동 190-11 예약문의 : 031-637-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