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준 변호사

오늘날 일반인들의 법률에 대한 상식 수준은 포털사이트의 발달로 인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 자신에게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여 자신의 권익을 찾지 않았던 분들도 오늘날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 현실입니다. 오늘날 과거에 비하여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권리 중 하나는 바로 재산에 관련된 권리로 상속권 및 유류분반환청구권이 그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부모님을 모시는 집안의 장자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부모님의 재산을 장자만이 상속하는 것을 당연히 하였고, 이에 대해서 다른 형제자매들은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만약 살아생전에 부모님께서 장자에게만 재산을 증여하거나, 돌아가시고 나서 장자만 부모님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는다면 다른 형제자매들은 그 장자를 상대로 자신의 권리인 상속권 내지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을 적극 행사하여 자신의 몫에 해당하는 상속재산을 찾아오고 그러한 소송과정에서 형제자매사이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곤 합니다.

물론, 장자와 나머지 형제자매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의 직계비속이기에 민법 제1000조에 따라 1순위 상속인이 되고, 그러한 1순위 상속인 사이 상속비율은 민법 제1009조에 의하여 균등한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장자 이외에 나머지 형제자매들도 자신의 비율에 맞는 상속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에서는 그러한 법규정에도 불구하고 연로하신 부모님들께서는 자신들의 재산을 그들의 살아생전에 자녀들 중 형제에게만 증여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 이전함으로써 자녀들 중 여자인 자매들에게는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자 하십니다.

하지만 오늘날 명백히 민법상 여자인 자녀들도 상속순위에 있어서 남자형제들과 동순위라고 규정되어 있기에 여자인 자녀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남자형제들을 상대로 민법 제999조에 근거한 상속회복청구권을 원인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민법 제1112조에 근거한 유류분반환청구권을 원인으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여기서 과연 상속회복청구권과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하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소위 말하는 참칭상속인으로부터 상속권이 침해된 경우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그 침해된 상속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를 상속회복청구권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참칭상속인이라고 함은 “정당한 상속원이 없음에도 재산상속임을 신뢰케 하는 외관을 갖추거나 상속인이라고 참칭하면서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유함으로써 진정한 상속인의 재산상고권을 침해하는 자”를 의미합니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6다37398). 이러한 참칭상속인에는 공동상속인이라도 자신의 상속분을 넘어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을 침해한 경우에 그 공동상속인도 포함된다고 하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위의 예시에서 여자자매들의 상속분을 침해한 남자형제들은 참칭상속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분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 제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생전에 부모님께서 자신의 재산을 남자형제들에게 모두 증여했기에 사망 당시에는 상속재산이 없는 경우에도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경우 즉, 상속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상속재산 자체가 없기에 상속인들에게 상속분의 침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자자매들은 부모님의 재산을 하나도 물려받지 못하는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민법은 제1112조에서 유류분이라는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법 제1112조에 의하면 유류분은 생전증여를 통하여 상속재산이 없는 경우에 그 생전증여를 모두 받은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나머지 형제자매가 원래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몫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즉, 만약 생전증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받을 수 있었던 법정상속분 중 2분의 1에 해당하는 몫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유류분반환청구권인 것입니다.

이렇듯 부모님께서 자녀 중 특정인에게 살아생전 모두 증여한 경우에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해야하는 것이고, 만약 모두 다 증여하지 못하여 상속재산이 발생하였는데 그러한 상속재산을 상속인 중 다른 공동상속인의 법정상속분을 침해하여 득하였다면 상속회복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즉, 상속회복청구권과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전혀 다른 별개의 권리인 것이고, 이에 따라서 이러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기에 있어서도 차이가 납니다.

즉, 소멸시효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데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는 날로부터 10년이라는 기간 내에 그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고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10년이라는 기간 내에 그 권리를 행사하여야 합니다.

점차 여성들의 권리의식은 신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신의 권익을 찾기 위해서 소송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법에서 주어진 그들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기에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남자들의 상속에 관한 생각은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자는 결혼하면 출가외인이기에 집안의 재산은 남자가 지켜야한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자 자매도 똑같이 부모님의 자녀입니다. 그들에게도 부모님의 재산을 물려받을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서로 우애가 좋던 형제자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재산문제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그러한 집안 내 분란은 서로가 양보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형제분들은 여자 자매들도 똑같은 부모님의 자녀임을 인식하시고, 자매들도 자신들의 권리만을 앞에서 무작정 소송을 제기하시기 보다는 형제자매로서 우애를 생각하면서 서로 일정 부분을 양보하면서 소송 외 방법으로 집안 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