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항애 이천저널 대표이사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Skinner)가 재미난 실험을 했다. 그는 배고픈 비둘기 여덟 마리를 상자 안에 넣었다. 그 상자 안에는 모이공급 장치가 있었는데, 30초 마다 모이가 나오게 돼 있었다.

째깍, 째깍……. 30초가 지나자, 고소한 모이들이 튀어나왔다. 여덟 마리의 비둘기들은 푸드덕거리며, 모이를 쪼아 먹었다.

모이는 삽시간에 사라졌고, 또 다시 30초가 지나야 모이가 나오는 상황. 이러기를 수차례. 스키너는 여덟 마리 중, 여섯 마리의 비둘기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여섯 마리의 비둘기들은 제각각 다른, 특정 행동을 하고 있었다. 한 비둘기는 부리로 자꾸 땅을 쪼아댔고, 또 한 비둘기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댔다.

또 어떤 비둘기는 날개를 푸드덕거리기도 하고, 또 어떤 비둘기는 시계 방향, 혹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행동은 모이공급 장치가 가동되면 될수록, 더욱 심해졌다.

스키너는 모이공급 장치를, 1분마다 먹이가 나오도록 바꾸어보았다. 그러자 비둘기들은 그 특정 행동을 더욱 맹렬히 해댔다. 비둘기들은,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하면 모이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마치 비둘기가, ‘나의 특정 행동이 모이를 나오게 한다.’라고 믿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행운을 불러일으키는 자기만의 징표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갑 속에 고이 모셔둔 네잎클로버가 자기 행운의 징표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점쟁이에게서 얻은 부적이 행운의 상징이라고 여기기도 하지요.

또 어떤 이들은 중요한 일을 앞에 두고 자신만의 규칙에 따라, 특정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를 테면, 시계가 몇 분을 가리킬 때에 버스를 탄다든가,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방향에 따라 일의 성사여부가 결정될 거라고 믿는 겁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각자가 정한 행운의 징표들은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믿음이라고.

하지만 독일 쾰른 대학 리잔 다미쉬 교수팀의 연구는 행운의 징표가 주는 힘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 촬영에 필요하니 각자 간직하고 있는 행운의 징표들을 가져오라.”라고 말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행운의 돌, 결혼반지, 부적 등을 갖고 와, 제출했지요.

교수팀은 1차 기억력 테스트를 한 다음에, 절반의 사람에게는 물건을 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에게는 징표들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촬영이 덜 되었다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그런 다음에 2차 기억력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 결과, 행운의 징표를 돌려받은 사람들의 성적이 돌려받지 못 한 사람들의 성적 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연구팀이 행한 여타 실험에서도 행운의 징표를 돌려받은 사람들이 돌려받지 못 한 사람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냈으며, 더 높은 성취동기를 보였다고 합니다.

다마쉬 교수는 논문에서 “타이거 우즈가 붉은색 셔츠를 입을 때마다 항상 우승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운의 징표를 통해 스스로의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것이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 결국에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각자 고유의 행운의 징표를 갖고 있습니까? 그 징표들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을 신뢰하고 있으신지요.

아마도 행운의 징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징표 덕분에 더 큰 용기를 내고, 더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행운의 징표가 없는 분이 있다면, 한 번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본인만의 행운의 징표들을 많이 만드세요. 행운을 가져다주는 행동, 물건들을 많이, 많이 끌어 모으세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 했습니다. 행복을 느끼기 위한 행복의 징표 모으기. 지금부터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