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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행복만 추구하면 지금의 행복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섯 번째 손님_ 영월암 주지 보문스님 김선민 기자l승인2015.05.22l수정2015.05.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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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회의를 하던 중 다가오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불교의 가르침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바로 전화 한 통화로 인터뷰를 잡고 이천의 대표적인 절 영월암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영월암의 보문 주지스님은 따뜻한 미소로 손님을 반겨주셨다.

 

“저는 특별히 인터뷰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지만 불교의 가르침을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나누어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가르침이 필요한가요?”

막상 스님이 어떤 가르침이 필요하냐고 묻자 구체적인 질문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가 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던졌다.

“행복이요...어떡해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고민 끝에 던진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행복한 삶은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미래가 아닌 지금의 행복을 찾는 연습을 해보세요. 행복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보문스님은 행복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지만 정작 지금 가지고 있는 행복은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었다.

스님의 말을 듣고 보니 나 역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사업에 봉사활동까지 하며 하루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지만 정작 내가 추구하는 행복은 멀게만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때로 지금의 노력이 미래의 행복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나 자신을 위로 해보지만 늘 공허함이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는 또 다른 오늘입니다. 때문에 지금의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미래의 행복도 보장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가 아닌 오늘의 행복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미래의 나를 놓아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보문스님이 전해주는 불교의 가르침은 참 간단하면서도 깊이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배웠다기 보다는 그동안 발견 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종교들과는 달리 신이나 신의 계시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석가모니의 인간적인 노력에 의해 성립된 종교의 가르침답게 추구하는바와 궁극의 목적도 대단히 인간적인데 있었다.

“불교에서는 순수하게 인간의 이성과 의지에 기초한 합리적인 실천으로 이 세상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 입니다”

보문 스님은 열심히 수행 정진하여 스스로 부처님께서 성취하신 바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한 삶이라고 했다. 석가모니가 일찍이 최고의 진리를 깨달아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경지 즉, 열반(涅槃)이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불교 신자로 살면서도 어렵게만 들렸던 부처님의 가르침이 보문스님을 통해 들으니 너무나 쉽게 이해가 됐다. 그리고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행복’이라는 문제 역시 새로운 발견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했다.

“오늘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삶은 그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삶이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석가탄신일은 과거의 어떤 인물을 기념하는 날이 아닌 오늘의 행복을 발견한 우리 모두의 새로운 생일입니다. 미래의 행복만 추구하기 보단 오늘의 행복을 찾는 작은 노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소망합니다.”


김선민 기자  cc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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