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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삶속에 내 삶과 인생을 그리다”

네 번째 손님_ ‘따뜻한 집’ 원장님 이천저널l승인2015.05.01l수정2015.05.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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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남편과 사별하고 과일 도·소매업을 하며 4남매를 키워낸 어머니, 앞만 보고 달리던 그 시절 자신을 위한 삶은 없었다.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서도 모자라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살던 그 시간... 그러나 늘 어둠일 것 같던 그 시간은 그녀에게 밝은 빛으로 다가 왔다. 노인요양 공동 생활가정 ‘따뜻한 집’ 원장님의 이야기다.

 

“무거운 과일 상자를 나르며 혼자서 1남 3녀를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니 힘들다고 생각할 시간조차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사회에서 자리도 잡고 잘 살고 있어서 이제 좀 삶의 여유를 느껴 볼까했는데 그 찰나에 상심이 찾아왔습니다”

혼자의 힘으로 부족하지 않게 자식들을 키워냈지만 원장님은 뿌듯한 마음 보단 마음 한 구석에 허전함이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니 그동안 바빠서 느끼지 못했던 외로움과 공허함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어떤 위로의 말로도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았는데 그때 흐느껴 울며 기도를 하던 중 아이들을 키우며 생각했던 ‘꿈’이 생각났습니다. 그 당시에 너무도 힘이 들어서 나중에 나와 같이 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일을 하면 위로도 되고 마음이 좀 편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연하게 가졌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녀는 무작정 생활터전 이었던 제주도를 떠나 이천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외로운 노인들과 함께 살기 위해 터전을 잡은 모가면 주변 22개 마을을 돌며 12개 가정을 발굴해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것은 없었다. 직접보고 필요한 봉사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8년을 봉사하던 중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생기면서 그녀는 노인요양공동 생활가정 ‘따뜻한 집’의 문을 열게 된다. 모가면 원두리에 위치한 ‘따뜻한 집’은 그렇게 만들어지게 됐다. 이곳은 일반 요양원과 요양병원과는 달리 소규모 시설로 운영되는 공동생활 가정으로 서로 위로하고 힘이되어 주며 가족처럼 생활하는 곳이다.

“요양원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 오로지 외로운 노인 분들을 모시며 서로 의지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에 이천시청 직원의 자문을 얻어 ‘따뜻한 집’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치매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분들의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분들의 삶을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모시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인생 중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늙고 힘없는 모습이지만 ‘따뜻한 집’의 어르신들도 한때는 꿈이 많던 소녀였을 것이고 또한 훌륭하게 자녀들을 키워냈을 어머니였을 것이다. 젊음이 있던 시절 남부럽지 않게 세상을 살았지만 지금은 세월의 힘 앞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녀는 바로 이러한 모습이 인생이고 자신 역시 그 삶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같은 환경에 놓인 분들과 서로 의지하며 가족처럼 사랑을 나누는 것을 ‘따뜻한 집’의 운영 철학으로 정하고 정성껏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아직도 처음 이곳에 오신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치매도 예쁘게 오셔서 늘 제 무릎에 누워 장난을 치던 그 할머니... 소화를 잘 못하셔서 잠깐 다른 어르신들의 밥을 챙겨드리고 죽을 준비해 방문을 여는 순간 할머니의 마지막을 목격했는데... 그때 마지막 식사를 챙겨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한 마음으로 남아서 7년이 지난 지금도 할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그때부터 여기에 오신 어르신들의 매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모시려는 마음을 가지지만 늘 부족한 마음입니다”

원장님은 썩션기를 꼽고 요양을 하시던 할아버지부터 쓰레기 수집을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하셨던 치매할머니 이야기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을 추억했다. 어르신들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머금고 한참 동안 말을 잊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아직까지 건강이 허락되어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자신도 71세의 할머니지만 90세 이상의 노인들을 돌보는 것이 오히려 축복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은 지금도 이제 엄마의 인생을 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르신들과 함께 살면서 그분들의 생을 따라가는 것이 제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게 사랑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저는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선물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저에게는 행복이고 즐거움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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