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민 기자

한마디로 안타깝다.
요즘 이천의 정치 현주소를 보면 말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유승우 의원은 결국 7개월 만에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

부인의 구속수감, 그리고 목숨과도 같았던 자신의 명예 등 모든 것을 다 잃은 유 의원의 심정, 듣지 않아도 알만하다.

어쨌든 유 의원의 뒤늦은 사과와 사퇴약속 번복, 자신과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로부터 받는 사퇴압박, 그리고 여론 몰이를 해나가는 세력들.

시민들은 별 관심도 없는데 ‘금배지’를 차지하려는 정치적 눈치싸움이 이제는 민심이라는 탈을 쓰고 지역을 혼탁케 하는 분위기도 읽혀진다. 이미 신뢰를 잃은 유승우 의원의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마무리 짓겠다는 약속을 믿어야하는 건지, 아니면 보궐선거를 통해 반의 반쪽도 안 되는 활동을 하게 될 새 국회의원을 믿어야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다들 이천발전을 말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그런 말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로 힘을 합쳐서 지역발전에 올인 해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장을 하기 힘든데 ‘이때가 기회다’ 하며 편 가르기만 하는 우리지역 정치인들을 보면 신물이 난다.

늘 그랬듯 순진한 시민들은 여기저기 흔들리며 정치판에 놀아난다. 책임도 반성도 대책도 없는 그런 정치판이지만 또다시 사탕발린 그 말을 믿고 이 편 저 편으로 나눠 이용만 당한다.

소설가 이외수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진정 이천에는 잘 익은 똑똑한 신선한 정치인은 없는 것일까?

이런 정치인들을 누리고 살지는 못 할망정, 눈치 보며 모시고 살아야하는 이천시민이 몹시 불쌍하게 느껴진다. 표심이 필요할 때만 고개를 숙이고 금배지를 차지하면 신뢰도 책임도 희생도 져버리는 그런 일꾼은 필요 없다. 금배지 단 의원 없어도 이천은 잘 돌아간다. 아주 잘 돌아간다.

김선민 기자  cc02@hanmail.net